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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F

엘렌 페이지, 작지만 당찬 그녀


액션 피규어와 나무 타기를 좋아한다는 여배우가 있습니다. 호리호리하고 귀여운 이미지의 소녀와 달리 조금 특별한 취향을 지닌 그녀의 이름은 바로 엘렌 페이지(Ellen Page). 엘렌 페이지 키는 155cm으로 작은 편에 속하는데요, 작은 키와 동안인 얼굴 때문에 30대에 접어드는 지금도 아직 소녀처럼 보이는 것 같아요. 

1987년 2월 21일 그래픽 디자이너와 교사 사이에서 태어난 페이지는 만 4세가 되던 해에 교내 극단에 등장하여 첫 연기를 선보이게 됩니다. 4세 때 연기를 하는 페이지를 상상하니 절로 미소가 그려지는데요. 그런 그녀가 10살이었던 1997년 미국 CBC 방송 영화 `핏 포니`에 출연하게 되고, 이후 인기를 얻은 `핏 포니`는 시리즈로 방영되어 페이지는 3년간 더 출연하게 됩니다. 일찌감치 배우의 길에 접어든 그녀는 거침없이 전진하기 시작하지요.


유럽의 독립영화 `마우스 투 마우스`, 2005년 영화 `하드캔디`, 그 후 `엑스맨` 시리즈까지 섭렵하며 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합니다. 특히 2005년 `하드캔디` 촬영을 마친 페이지는 “올해의 가장 복잡하게 불안한, 잊히지 않는 연기였다.”라고 말하며 그녀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작품에 임하였는지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페이지는 오스틴 영화 비평가 협회에서 2년 연속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연기인생을 시작되게 됩니다.



영화 `하드캔디`에서의 페이지는 냉혹하고 똑똑한 소녀를 연기하게 되는데요. 극중 32세인 사진작가 남성 제프 콜버(패트릭 윌슨)는 3주 동안 14세인 헤일리 스타크(엘렌 페이지)와 인터넷 채팅을 하게 됩니다. 그 후에 둘은 한 케이크 가게에서 첫 만남을 가지게 되고 헤일리는 당돌하게 제프의 집을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힙니다. 이후 제프의 집에 들어온 헤일리는 제프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이게 되지요. 

아동 성범죄자들을 응징하는 주인공인 헤일리와 그녀에게 붙잡힌 제프 사이에서 벌어지는 언행과 복수에 관한 스토리가 잔혹하면서도 섬세한 내용을 다루게 됩니다. 영화 끝에는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되는지는 직접 감상하며 느껴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페이지는 2006년 `엑스맨-최후의 전쟁`에서 키티 프라이드 역을 맡아 감칠맛 나는 조연을 연기했는데요. 비중이 큰 편은 아니었지만 씬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10대 시절 풋풋한 페이지의 귀여운 모습을 보고 싶으시다면 망설임 없이 이 작품을 보라고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그녀는 이듬해 코미디 장르인 `주노`에서 주노 맥커프라는 주연을 맡아 강력한 인상을 남기게 됩니다. 코미디 장르인 `주노`에서 주인공인 주노 맥커프는 하드코어 락과 슬래셔 무비를 좋아하는 독특한 소녀로 등장합니다. 그녀는 갑자기 첫 성 경험을 하고 싶다는 의지로 가득 차게 되고 그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 가장 친한 친구인 블리커(마이클 세라)를 그 상대로 정하게 되는데요. 그와 관계를 맺은 후 2달 뒤에 그녀는 임신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서툰 10대인 그녀는 당황하여 낙태도 고민하게 되지만 결국 입양을 보낼 계획으로 불임부부를 찾게 되는데요. 10대에게 찾아온 임신이라는 사건에 대해 우리 사회가 어떤 식으로 대해야 할지,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영화가 개봉되자 많은 비평가들은 그녀를 이렇게 극찬했습니다. 


깜짝 놀랄 정도의 뛰어난 연기 재능이다. - 뉴욕타임스의 A. O. 스콧-

올해 엘렌 페이지의 주노보다 더 뛰어난 연기는 없었다. -영화 평론가 로저 이버트-




그녀의 연기 활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무르익게 되는데, 2007년부터 시작해서 약 7년간 20편 가까이 되는 작품을 찍게 됩니다. 1년에 작품을 2편 이상 찍었다는 뜻.. 그녀의 부지런함과 열정을 알아봤는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그녀를 2010년 `인셉션`에 주연으로 캐스팅하게 됩니다. 역할 속 ‘애리어든’이라는 여성은 당차면서도 호기심으로 가득 찬 역할인데 실제 그녀의 당찬 모습과 유사하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기존에 보여줬던 코미디, SF, 스릴러에 이어 장르를 가리지 않는 그녀에게 이번 2017년도에는 좀비 호러물인 `더 큐어드`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그녀를 향해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한껏 기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더 큐어드`에 이어서 개봉을 앞두고 있는 또 다른 작품. 바로 `마이 데이즈 오브 머시`인데요. 이는 그녀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멜로/로맨스 장르입니다. 이렇듯 항상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페이지의 모습에 팬들은 더욱 그녀에게 빠질 수밖에 없겠군요.


 엘렌 페이지는 사생활로 다시 한번 세간의 화제가 됩니다. 돌연 그녀가 커밍아웃을 하게 된 건 2014년 4월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인권 캠페인에 참여했을 때인데요. 연설 도중 자신이 레즈비언(동성애자)라는 다소 충격적인 발언을 하게 된 것입니다.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동성애자이기 때문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만큼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참석했다. 

더 이상 거짓말하고 싶지도, 숨기고 싶지도 않다. 


 솔직하고 차분한 그녀의 연설이 끝나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결정을 하기까지 그녀가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을지 모두가 어렴풋이 알 것 같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현재 그녀는 ‘엠마 포트너’라는 안무가와 사귀는 중. 

소신 있고 당당하게 살기 위해 결정한 커밍아웃은 전 세계인에게 많은 귀감이 되었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또 그 변화를 주도할 용기도 있는 엘렌 페이지. 작품에서 보여지는 모습만큼이나 그녀의 영화 같은 삶이 우리에게도 많은 교훈을 남겨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