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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M

키아누 리브스, 불운의 아이콘


약 18년 전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작품. `매트릭스`와 함께 미친 존재감으로 우리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키아누 리브스. 1999년 매트릭스를 통해 우리는 그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청춘만화를 뚫고 나온 듯한 외모와 뭘 입어도 빛이 나는 기럭지로 여심을 흔들면서도, 반면에 화려하고 역동적인 액션까지 소화함으로써 남성 팬들 마저 매료시키는데 성공했는데요. 


그러나 그의 과거는 이런 귀공자 같은 모습에 비해 다소 상반된 시기들이 많았습니다. 3살이 되던 해에 키아누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고 심각한 난독증으로 인해 학교에도 적응하지 못한 채 고등학교를 중퇴합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으로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기자 데뷔에 성공하게 됩니다. 1994년 개봉한 영화 ‘스피드’를 통해 할리우드 스타 대열에 오르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불행히도 그의 비탄한 삶은 끝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인 리버 피닉스가 약물중독으로 인해 사망하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요. 하필이면 그 사체를 최초로 목격한 사람도 키아누 리브스였던 것. 자신의 친한 친구의 죽음을 목격한 충격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정도로 꽤 클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이렇게 친구를 떠나 보내고 힘든 생활을 이어가던 도중 여동생마저 백혈병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이후에도 결혼을 약속한 여자가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키아누 리브스는 불행한 남자로 각인되기에 이릅니다.(이 이야기는 뒤에서 자세히) 이쯤 되면 불운의 아이콘이란 수식어를 부정할 사람이 별로 없겠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은 혼자가 된다. 나도 그 사람들의 삶의 일부였고, 그들도 나의 삶의 일부였다. 그들과 함께 했던 때가 너무 그립다. 만약 그들이 아직 내 곁에 있다면 내 삶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그 모든 것들이 그립다.  -키아누 리브스-


영화 ‘스피드’에서의 명연기를 펼치던 경찰 특수반의 키아누를 기억하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당시 그의 꽃미모와 허스키한 보이스, 그리고 훌륭한 연기력으로 인정받은 작품이었습니다. 브레이크가 없는 버스를 멈춰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그린 영화로, 당시에 영화계에 많은 파장을 일으켰지요. 23년이 지난 지금 본다고 해도 긴장감, 연출력 모든 것이 현대와 비교해보아도 전혀 손색없을 영화로 남아있습니다.


그로부터 5년 뒤에 19세기를 마무리 짓는 그의 대표작 매트릭스(1999. 워쇼스키)가 개봉하자 전 세계 영화인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매트릭스’는 워쇼스키 남매가 만든 영화로 가상현실을 주제로 한 영화인데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꽤나 철학적인 내용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는데요. 영화는 ‘2199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AI에 의해 인류가 위기를 맞게 되는 내용입니다. 그에 맞서 모피어스(로렌스 피시번)와 네오(키아누 리브스)가 인류를 구하는데 있어서 당시엔 시도되지 않았던 기획과 CG를 살펴볼 수 있는데요. 여담으로 키아누 리브스는 극중 모피어스와 통화를 하는 장면인 빌딩 34층에서는 스턴트맨 없이 본인이 직접 촬영하였다고 하네요.




이 후 키아누는 2003년 ‘매트릭스 2-리로디드’와 ‘매트릭스 3-레볼루션’에도 출연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며 종횡무진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또 하나의 타이틀이 있는데요. 바로 ‘노숙자 키아누’입니다. 길거리를 배회하며 음식을 먹고 아무 곳에서나 박스를 깔고 자는 모습도 포착되었습니다. 이미 대한민국에서도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달성하며 이러한 키아누 리브스의 행동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뜨거운 반응을 가진 이유 중 하나로는 바로 그의 안타까운 사연 때문인데요.


그의 여자친구인 제니퍼 사임은 그와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였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약물중독과 우울증으로 인해 자신의 아이를 유산한 이후 둘 사이는 급격하게 멀어져 결국 결별을 하게 되는데요. 유산 후 약물중독과 우울증을 여전히 앓고 있던 제니퍼 사임은 2001년 4월에 안타깝게도 교통사고로 인하여 사망하게 됩니다. 그 후 키아누 리브스는 텅 빈 집안에 홀로 있으면 죄책감 비슷한 감정을 견딜 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가 바로 노숙생활을 시작한 시점이기도 한데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것도 사실이 아닌 소문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키아누는 원래 자유로운 ‘집시’스타일을 추구했으며 노숙이라는 이야기는 그의 팬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두 가지 이야기 중 무엇이 사실이든 그에게 비탄한 일들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지만요.


마침내 키아누는 2014년 개봉작 ‘존 윅’ 으로 이와 같은 노숙생활을 청산하게 됩니다. ‘존 윅’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키아누 리브스의 생활과 비슷한 맥락이 많다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본인의 처지와 가장 비슷한 작품이라 선뜻 캐스팅에 응한 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영화 ‘존 윅’은 그에게 특별한 작품입니다. 암살자로 등장하는 존 웍(키아누 리브스)은 결혼을 계기로 그는 암흑 같은 지난날들을 은퇴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아내가 병으로 숨지게 되는데요. 현실의 키아누와 감정선이 겹치게 되는 부분이지요. 죽은 아내가 마지막으로 선물해준 강아지가 누군가에 의하 가차 없이 죽임을 당하게 되고, 암살자 존 웍은 복수를 시작하게 됩니다. 그는 불혹의 나이를 넘기고도 훌륭한 액션 연기로 복수심에 타오르는 `존 윅` 역할을 누구보다 잘 소화하여 관객에게 짜릿함을 선사했습니다. 


그의 가장 최신작인 ‘존윅2-리로드’(2017.2)도 국내에서는 미개봉작이지만 해외 평론가들 사이에선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하네요. ‘스피드’와 ‘매트릭스’의 뒤를 잇는 작품이 나오기 힘든 시점에서 본인의 괴로움과 일맥상통하는 영화를 통해 멋지게 재기에 성공한 키아누 리브스. 기존의 풋풋한 꽃미모가 나이를 먹어도 변하지 않는 일명 `뱀파이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깊은 내면을 보여주는 그의 행보와 귀추에 더욱 기대할 수밖에 없는 배우임에 틀림없습니다.